의붓딸 살해한 아빠, 그 차 안에 친엄마도 타고 있었다

경찰, 공모 정황 확인…친모 긴급체포
경찰 “A양 살해 당시 차량 함께 탑승”
30대 계부, 차량서 살해 후 사체 유기
여중생 시신, 28일 저수지서 떠올라
30대 계부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의붓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사건에 친모도 가담한 정황이 확인됐다.

30일 오전 광주 동부경찰서에 의붓딸 살해사건에 공모한 것으로 드러난 친모(가운데)가 긴급체포돼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김모(31)씨의 살인 혐의에 대한 공범으로 숨진 A양(14)의 어머니인 B씨(39)를 이날 오전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부터 6시 사이에 자신의 차량에서 의붓딸인 A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차량에 A양의 시신을 싣고 다니다가 광주의 한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친모인 B씨가 A양이 살해될 당시 차량에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A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이 살해될 당시 친모는 차량 앞 좌석에 타고 있었고, 김씨와 A양은 함께 차량 뒷자리에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씨는 범행 당일 A양 친모와 다툰 뒤 A양을 불러내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김씨와 친모인 B씨의 진술이 엇갈리는 데다 진술 과정에서 B씨가 김씨의 범행을 알고 있는 정황 등이 포착됐다.

살인 일러스트. [중앙포토]

경찰은 A양을 차량에 태운 뒤 살해한 김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A양의 시신을 차에 태우고 다니다가 지난 28일 오전 5시 30분께 저수지에 유기했다. A양은 같은 날 오후 2시 57분께 저수지 물속에서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이후 김씨는 A양의 시신이 발견된 지 3시간 만에 경찰 지구대를 찾아가 자수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성추행 피해 주장을 놓고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의 성추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A양 친부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해왔다.

앞서 A양의 친부는 김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지난 9일 김씨를 성추행 혐의로 신고했다. A양은 10여 년 전 부모가 이혼한 뒤 목포에서 친부와 함께 지내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 친모의 엇갈린 진술 내용 중 김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 내용이 있다”며 “친모가 범행에 관여한 정황을 토대로 이들이 계획적으로 범행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