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뒤늦게 인정 박유천, 왜?…전문가 “거대 팬덤 연예인 특수성”

2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박유천은 구속 후 진행된 두 번째 조사에서 마약 투약 및 구매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경찰은 박유천에 대한 조사 결과, 박유천으로부터 올 2~3월 필로폰을 0.5g씩 2차례 구매해 5차례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범죄사실 가운데 필로폰 1차례 구매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박유천은 나머지 1차례는 전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31·구속)가 구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유천은 구속 후 두 번째 경찰 조사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면서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지난 10일 기자회견 이후 줄곧 필로폰 투약 혐의를 부인해왔던 박유천이 돌연 입장을 바꿔 혐의를 시인한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박유천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반응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을 때도, 지난 28일 구속 후 첫 경찰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었기 때문이다.
박유천의 입장 변화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0일 YTN과 인터뷰에서 ‘연예인’이라는 특수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냥 (개인의) 심리만의 문제로 풀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연예인들, 특히 이 정도 (인기) 수준의 연예인들은 사실 개인사업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뒤에 기획사도 있고, 또 기획사에서는 여러 가지 자원을 투자를 한다. (박유천이) 재기를 위해 신곡이 나오는 그런 과정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아마 상황을 자기들에게 조금 유리한 방식으로 판단 착오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람(박유천)은 그야말로 거대한 팬덤을 갖고 있다. 어쨌든 (혐의가) 입증되기 전 까지는 여러 가지 연예활동을 계속하는 거니까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기 위해 시간을 벌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소속사가 (박유천을) 퇴출했다. 그러면서 등을 돌리고 본인들은 손을 씻었다”며 “하지만 소속 연예인이 이 지경까지 간 부분에 대해서 (소속사의) 책임이 완전히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유천의 소속사였던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박유천의 체모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는 국과수의 검사 결과가 보도된 이후인 지난 24일 “저희는 박유천의 진술을 믿고 조사 결과를 기다렸지만 참담한 심경”이라며 “당사는 더 이상은 박유천과 신뢰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전속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박유천 개인의 입장 변화와 관련해서는 “마약 간이 검사 당시 마약 성분이 추출이 안 됐었다. 아마 사전에 미리 그런 것들을 해보고 일시적으로 상당히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언론 브리핑에서 (필로폰 투약을) 안 했다고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며 “경찰 수사를 받을 때 제모와 염색도 하고 나갔지 않나. 그렇게 하면 (마약 성분이) 추출이 안 될 것이라고 확신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다 보니 여유가 있었는데, 막상 국과수의 과학 수사의 기술이 얼마큼 진전됐는지 파악을 전혀 못 한 것”이라며 “요즘은 1년 전에 했던 필로폰까지 체모에서 (성분이) 나온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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